가을의 귀환

 높고 검은 회사 건물에서 지친 몸을 질질 끌어내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퇴근을 서두른다. 왜 이렇게 바쁜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것 저것 알고 싶지 않은 무관심의 대상이 주위를 둘러싸며 나를 옥죄어 온다마는- 한결 같은 무관심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 또한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런 하릴 없는 무관심의 대상 말고, 가을이 돌아왔다. 
 주위의 상황에 아랑곳 않고 흐르는 시간과 그 시간 보다는 조금 더 변덕스러운 그 것. 계절 역시 변함 없이 혹은 변화 무쌍했으며 이제는 가을이 돌아왔다. 

 드디어 가을이 돌아왔다.
 매년 그러 했듯이 가을이 왔고, 아아, 이렇게 오는 것을 너무도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다. 아마도 이번 가을 역시 하많은 비를 동반하지 않을까? 작년의 가을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맑은 날씨 보단 흐린 날씨가 많았고 그래서 더욱 맑은 날이 찬란해질 그런 가을. 내 몸뚱이는 가을에 반응하고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한 끗이 시린 듯 설레여 온다. 지금 부터의 하루 하루를 지문 마디 마디가 기억해 나간다. 

 응답은 느닷없이 온다. 응답이라기 보단 그저 소식이나 인사라는 편이 어울릴까? 하지만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그저 오게 된다. 어떤 믿음이나 신념, 바램과는 상관 없이 그냥 아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이란 것을.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그건 그것 대로 괜찮다. 이젠 가을이니까.

 주말에는 날이 맑다면 음악을 들으러 가야지. 
 8월이 끝나면 제법 여유가 생길 것 같다. 당분간은 조금 바쁘겠지만.
 9월이 되면 휴가를 간다. 인적이 드문 섬을 찾아봐야 겠다.
 월말이 되면 더 많은 가능성들을 열어두기 위해 움직일 수 있을거야.

 이젠 가을이다. 내 계절이다.

by 율씨 | 2008/08/19 22:21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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